(최승락 교수님)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그림이 낫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그림의 힘은 그만큼 크고 생생하다. 그러나 우리는 동전의 뒷면을 또한 보아야 한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그림과 이미지가 오용되었던 많은 예들을 볼 수 있다. 교부들이 씨름했던 영지주의 문헌 속에서, 중세의 신비주의자들 속에서, 급진 종교개혁가들 속에서, 그리고 오늘날의 극단적인 은사주의자들 속에서 시각적 재현이 나쁜 방향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주관적 확신에 의존하는 대신, 해석의 합당한 기준을 잃어버리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신학적 언어를 돌아볼 때, 우리는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또 유해한지를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이런 분별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매우 유용한 책이다.

- 아마존닷컴 책 소개

세계에서 유명하고 널리 존경 받는 복음주의 신학자인 이 책은 기독교 철학자가 성경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사상에서의 그림의 힘을 살펴본 최초의 상당히 중요한 책이다. 매혹적인 사례 연구로 가득한 이 책은 성경에서, 기독교 사상 역사에서, 그리고 오늘날 설교와 기도에서 이미지 사용과 남용을 성찰한다.

1부는 문학 이미지와 상징에 대한 주요 철학적, 미학적 평가를 숙고한다. “그림은 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라는 격언처럼 그림의 위력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때때로 기독교 담론은 많은 추론을 요구하는 끝없는 산문에 질식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되는 주장도 있다. 분리된 시각적 표현은 부적절하게 해석될 경우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농민 봉기(1381년)을 주창했던 급진 개혁주의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부 신비한 환상은 성령의 직접적인 지시로 해석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호, 은유, 시각적 표현 이론이 연구되어야 한다.

2부는 구약성경, 예수의 가르침, 바울 서신의 그림과 비유,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시각적 표현을 논한다. 이것은 진짜 시각적 표현의 다양성을 보여 준다. 성경 자료와 대조해서, 기독교 역사 전반에 걸쳐 종종 기독교적인 것으로 오해되어 전해지는 이미지들의 사례들이 많이 있다. 악명 높은 예는 영지주의 작가들이 사용하는 시각적 표현과 은유에서 찾을 수 있다. 거의 마찬가지로 나쁜 것은 중세 신비주의자들, 급진적 개혁가들, 그리고 극단적 은사주의자들이 사용한 시각적 표현들이다. 이 모든 것들은 주관적인 확신에 의존하면서 유효한 해석 기준이 부족하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설교와 기도는 그림 같은 이미지로 풍요로워질 수도 있지만, 어떤 것은 교회 생활(생명? life)을 오도하고 무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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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우리는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다양한 상징과 이미지, 그림들을 비교적 상세히 살펴보았다. 이것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는 구약의 거의 모든 책에서 시각 이미지가 얼마나 다채롭게 사용되는지를 잘 볼 수 있다. 선지자적 상징 세계에서는 시각적 내용뿐만 아니라 상징적 행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특이한 점이다. 최소한 이런 현상은 그림과 상징과 이미지가 의사소통의 다양한 방식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성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는 선례이다. 이런 그림들은 매우 큰 힘을 가지고 있으며 여간해서는 잊어버릴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오늘날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설교자들이나 교사들이 그림과 상징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제시한다.

둘째, 그림과 상징과 이미지는 자유로이 떠다니는 기호들처럼 그 의미가 독자들에 의해 임의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해석의 안내를 잘 따라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배울 필요가 있다. 그림과 상징들은 대체로 특정 해석의 전통에 굳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물론 이는 모든 그림이나 상징에 다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문맥과 저자의 목표를 고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어떤 때는 이미지나 상징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가 문맥 속의 의미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만난다.

구약성경에서의 그림과 상징 사용에 대한 우리의 관찰은 이 책의 양면적 목적과 잘 일치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면에서 우리는 그림의 힘이 어떤지를 잘 볼 수 있고,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또 다른 한 면에서 우리는 상징에 대한 섣부른 해석이 우리를 잘못된 길로, 때로는 미혹시키는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_ 5장 중에서

이 장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추상적 산문 형태의 담화가 가지는 힘을 능가하는 구체적 그림과 이미지의 생생함과 힘을 가진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런 이미지들은 우리를 쉽게 미혹시키기도 하며, 그 목적과 의도를 벗어나게 될 때는 오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해석의 역사와 그 속에 나타나는 많은 예들이 이런 측면을 잘 보여 준다. 초대 교회의 알레고리 해석 경향이나, 율리커와 도드의 단일 포인트 해석 원칙,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가 강조하는 과도한 다성적 해석의 위험성을 우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림의 힘은 바르게 잘 해석되기만 하면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대체할 수 없는 강한 인상을 우리에게 남긴다. _ 6장 결론 부분

이런 복합적 성격을 가진 그림은 적절한 해설이나 사회-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그 작용을 정확히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바울은 유능한 설교자요 목회자요 의사소통자로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 사회적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그 세계와 현실적으로 교류하고, 거기로부터 영적 유비를 끌어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계시록으로 넘어가 보고자 한다. 우리는 이 놀라운 책에서 시각적 이미지의 잔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의 힘과 그 고유성은 교육이나 설교와 같은 기독교 의사소통 과정에 있어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그림이 때로는 그 의도된 의미와는 다른 내용을 전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그림 해석에 매우 신중한 태도로 임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점을 이 책의 마지막 장인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환상이나 내적 구상은 기독교 진리와는 동떨어진 내용을 전달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런 그림을 보여 주셨어요. 그러니 우리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해요”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접해 보았을 것이다. 때로는 이것이 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중세 시대 신비주의자들의 환상도 살펴볼 것이다. 그중 일부는 맞는 것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다. 우리는 영지주의자들과 은사주의자들의 환상도 살펴볼 것이다. 이 역시 그 진리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런 모든 과정은 교회의 건강을 목표로 한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있어서 비유의 이미지 세계는 결코 추상적이지 않고 매우 구체적이거나 특수하다. 예를 들어 예수님은 “구제할 때에 …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마 6:2)라고 말씀하신다. 만일에 이것을 ‘자선 행위는 과시적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면 메시지는 전달될 수 있었겠지만, 한 방을 날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도드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 19:24)라는 인상적인 말씀에 주목한다. 가르침이나 설교에 있어서 이와 같은 이미지가 강력한 힘과 쉽게 기억을 사로잡는 효과를 가진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사도 바울의 유비와 은유 사용을 살펴보고 내리게 되는 놀라운 결론은 그의 유비 사용이 예수님의 경우나 특별히 시각 이미지에 중점을 두는 계시록 같은 책에 필적할 만큼 그 빈도와 용례가 풍부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계시록과 관련해서는 이 책이 얼마나 자주 곡해의 대상이 되어 왔는지를 잘 살펴보았다. 계시록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아마도 예수님과 바울을 통해 배우는 것과는 정반대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예수님과 바울의 가르침 방식을 통해서는 그림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우리가 왜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면, 계시록의 해석 역사를 통해서는 적절한 성경적 훈련이 없이 그림과 이미지, 그리고 시각적 재현물을 관념적으로 이해하게 될 때, 그 미혹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잘 배울 수 있다.

차례

제1부 철학, 해석학, 문학에서 보는 그림의 힘

1장 그림과 시각 이미지와 상징의 힘
그림 하나가 천 마디 말보다 낫다
시각적 재현: 플라톤에서 데카르트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림, 상징, 원형: 감정과 참여

2장 그림과 이미지의 유혹
‘그림 언어 이론’에 대한 부정적 반응
해석학에 있어서 측면 또는 ‘관점’에 관한 논의
‘언어의 일부’로서 그림과 이미지가 우리를 사로잡는 힘

3장 그림, 은유, 상징
은유의 유형: 장식 은유, 창조 은유, 상호 반응 은유
은유에 대한 부정적 이론: 니체와 데리다
은유의 인지적 힘과 언어 외적 지시: 리쾨르와 소스키스

4장 그림과 시각 이미지 해석
해석의 틀로서의 ‘체계’
해석의 틀로서의 전통과 텍스트
해석의 틀로서의 관습

제2부 성경에 나타난 그림, 상징, 이미지

5장 구약에 나타난 시각 그림과 상징적 행위
구약의 상징 및 상징적 행위의 발전 형태
하나님을 나타내는 상징: 하나님의 특성, 행위, 그리고 언약
상징적 시각 묘사 및 동물과 식물 상징
6장 예수님의 가르침에 나타난 그림과 이미지
갈릴리의 일상과 예수님의 생생한 시각 이미지가 가지는 힘
비유의 진리 주장과 다양한 해석
시적 은유로서의 비유: 와일더, 펑크, 크로산, 비아 등

7장 바울의 초기 서신에 나타난 그림과 유비: 데살로니가전서, 갈라디아서, 고린도전서
바울의 최초 서신: 데살로니가전서
갈라디아서의 그림 언어
고린도전서: 가장 풍성한 예들을 보여 주는 서신

8장 바울의 후기 서신에 나타난 그림과 유비: 고린도후서에서 목회서신까지
고린도후서와 로마서에 나타난 바울의 은유
빌립보서, 빌레몬서, 골로새서, 에베소서에 나타난 바울의 유비
목회서신에 나타난 그림과 이미지

9장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그림과 상징과 이미지
계시록의 그림과 이미지, 그리고 이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계시록의 그림과 이미지가 가지는 하나님 중심적 특성
계시록 나머지 부분에 나타나는 그림과 이미지

제3부 그림과 의사소통, 그 역사와 현재

10장 성경 이후 자료와 오늘날의 기독교 의사소통 속에서 그림과 상징의 위치
교부들과 영지주의 문헌에 나타나는 그림과 상징
중세 및 중세 이후 열둘 신비주의자들과 오순절 및 은사주의 운동의 경험과 주장
오늘날 교회에 있어서 시각적 의사소통의 필요와 그 위험성